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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으로 자극 없는데도 '성적 흥분' 상태 지속돼 생식기 일부 제거한 21세 여성

아무런 자극이 없어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성적 흥분 상태가 이어지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스칼렛 케이틀린 월렌 / SWNS


한 20대 여성이 아무런 자극이 없어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성적 흥분 상태가 지속되는 희귀병을 고백해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로드아일랜드 배링턴에 사는 21세 미대생 스칼렛 케이틀린 월렌(Scarlet Kaitlin Wallen)의 사연을 소개했다.


스칼렛은 통제할 수 없는 흥분 상태를 유발하는 지속성성기흥분장애(PGAD)를 앓고 있다.


지속성성기흥분장애란 척추 신경에 이상이 생겨 성적인 자극 없이도 흥분을 느끼는 희귀 질환이다.


성적 흥분 상태는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이어진다. 이로 인해 외음부가 붓고 타는 듯한 작열감과 같은 통증을 느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칼렛의 증상은 6살 때부터 시작됐다. 외음부에서 계속 화끈거리는 통증이 이어졌고 어떨 때는 바늘로 찌르는 듯했다.


스칼렛은 "피부밑에서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고 외음부가 불에 타는 듯했다.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흥분하게 되고 신경통까지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13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통증은 더 오래 지속됐다. 고통을 멈추기 위해 민간요법을 써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스칼렛은 불안감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발작이 일어날까 봐 사람들과 오래 어울리지도 못했다.


인사이트SWNS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인 2020년, 스칼렛은 처음으로 의사를 만나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스칼렛은 "18살이 되자 내 몸이 나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그래서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부모님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너무 심각해져서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스칼렛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샌디에이고 성의학 클리닉을 찾아갔다.


의료진은 스칼렛이 항우울증으로 인한 생식기 무감각(PSSD)과 같은 다른 성기능 장애와 함께 PGAD를 겪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태어날 때부터 골반 신경이 촉감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선천성 신경증식성 전정이라는 또 다른 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것도 발견했다.


의료진은 이로 인해 PGAD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검사 중 질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것까지 발견한 의료진은 이 조직을 제거하고 PGAD 통증을 줄이기 위해 생식기 신경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칼렛은 여전히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스칼렛은 "15년 동안 통증이 없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결국 풀타임으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기능 장애로 인해 모든 통증의 원인을 제거해버리면 다시는 자연스러운 성적 흥분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라. 여전히 성관계를 갖고 싶지만, 현재 내 선택은 PGAD와 함께 살거나 완전히 무감각해지는 것 중 하나다"라면서 "언젠가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전했다.


스칼렛은 "치료법과 수술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어 언젠가는 통증이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